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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천만원대출 결국은 도움을 주기 위해 동창무인들을 없앤 게 아니라 그들의 죽음을 통해 무엇인가 얻고 싶어 하는 자의 소행이 분명하다.
더구나 기다렸다는 듯 나타난 남천벌 무인들이나 지금 자금산을 이 잡듯 뒤지고 있는 자들. 마치 잘 짜여진 판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저도 그래요.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것 같아요. 어쩌면 하후장설의 흉계일지도 모르겠네요.”“그 궁룡인가 하는 놈의 시체가 없어서?”“네! 정치하는 자들이 흔히 써먹는 수법이거든요. 재 부하를 죽인 다음 그 죄를 정적에게 뒤집어씌우는 거예요. 명분을 만들기엔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지요.”주하연을 고개를 끄덕였다.
하후야의 시체를 보지 못한 그녀로선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어쨌든 우리에겐 좋은 일 아닌 건 분명하네. 밖에서 돌아다닌 놈들은 떠날 생각이 없는 것 같으니까. 이리 와!”흘끔 환영미로진 밖을 쳐다보던 백산은 주하연을 향해 두 팔을 벌렸다.
현재로선 뚫고 나가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을 것 같았다.
간밤처럼 앞쪽으로 주하연을 안은 백산은 마안철겸으로 그녀와 자신의 몸을 묶어 한 몸으로 만들었다.
그리고는 등짐에서 육포 몇 장을 꺼내 주하연에게 건네고 등에 걸머졌다.
“활을 쓸 거예요?”“여긴 산이잖아.”흰 이를 드러낸 백산의 얼굴엔 잔혹한 살기가 맺혔다.
“짐승을 잡을 땐 활이 최고고.”맥궁의 시위를 당기며 백산은 혼잣말처럼 말했다.
놈들은 마치 짐승 몰이를 하듯 요란스럽게 떠들며 사냥을 준비하고 있다.
“내가 사냥꾼 출신이란 사실을 가르쳐줘야겠어.”사냥 당하는 게 아니라 사냥을 할 참이다.
혈풍뇌전심법을 끌어올리자 백산의 두 눈은 유리알처럼 투명한 백안으로 변했다.
“그리고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빙천비(氷天匕)가 운치 있지.”미약한 소성과 함께 오른쪽 발목에서 빙천비가 튀어나와 전방에 자리했다.
“명심해라.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천천히 뱉어내는 거다.
육포는 심장 박동을 느리게 해 주고 긴장을 풀어준다.
이번엔 먹기 좋게 잘 잘라.”“알았어요. 육포 좀 좋은 걸로 사오지. 이로 자르는 건 쉬운 줄 알아요? 아 해요.”백산의 근육이 팽팽해지는 느낌이 들자 주하연은 이로 잘라 낸 육포 한 조각을 그의 입안에 밀어 넣어 주었다.
“동굴 앞, 세 놈!”붉은 혈광으로 둘러싸인 백산의 신형이 동굴 밖으로 폭사되었다.
“놈이다! 컥!”백산을 보며 고함을 지르던 자가 목을 틀어쥐며 바닥으로 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