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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원대출 끌면 아쉬운 대로 될 것 같소이다.
”“그럼 보름 뒤에는 귀광두를 없애도 된다는 말이군.”“그야 대주 마음이지요. 이제 가사는 벗어야 하지 않겠소. 이왕이면 저놈과 같이 태워 버리시오.”“그래야지. 그런데 귀광두가 자금산으로 갈 거라고 확신하는 이유가 뭔가?”가사를 벗어 한편으로 던지며 반시웅은 물었다.
“확신은 아니고 상황이 그렇다는 거지요. 남경 도심으로 들어가 봐야 동창무인들에게 쫓기게 될 터인데 굳이 번거롭게 할 필요가 없지요. 편한 길을 찾다 보면 자금산밖에 없으니 그가 갈 곳은 정해진 거지. 부하들은 내가 데리고 철수하겠소. 대주는 남아서 혈삭마령인을 지휘해 주시오.”밖에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가 잦아들자 제갈승후는 주변을 향해 슬쩍 손을 뻗어 냈다.
“대단한 열양공이군.”백색 광채가 스치는 곳마다 불길이 오르자 반시웅은 놀란 얼굴로 제갈승후를 보았다.
조금 전 단마 소불을 없앨 때도 언뜻 보았지만 제갈승후의 무공은 상당했다.
비록 경황 중이었다지만 칠사의 일인인 단마 소불은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그런 자를 지풍만으로 없애 버리다니.“뇌마룡(腦魔龍) 아니오. 양천리나 악우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외다.
”“그렇군. 무인이면 누구나 숨겨 둔 수가 있기 마련이니까.”이내 고개를 끄덕인 반시웅은 불길이 오르는 실내를 벗어나며 말했다.
이번 천붕회를 보며 느낀 점이라면 신진십룡의 약진이다.
강호 후기지수로만 생각했던 그들은 십정칠사에 비해 결코 약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저 안에 있는 귀광두는 십정이나 칠사보다 더한 강지요. 신진십룡이 어찌해 볼 수 없는 초 강자 말이오. 물론 그 때문에 전쟁의 도화선으로 선택되긴 했지만.”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혈사지옥인을 쳐다보던 제갈승후는 만족스런 얼굴로 웃었다.
“참! 대주, 한 가지만 명심하시오. 맨 나중에 나서야 하오, 남천벌 무인들이 나서고 동창이 나선 다음에.”혈사지옥인들이 도착하자마자 제갈승후는 자금산을 향해 몸을 날렸다.
북황련으로 돌아가는 길 또한 자금산을 경유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한편, 한빙쇄혼진 안에 있던 백산 또한 밖에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알지도 못하는 싸움에 나서고 싶은 생각도 없거니와 실신한 주하연이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품에 안겨 있는 주하연을 가만히 쳐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