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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직자6등급대출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했다.
친왕 정도 되는 고관의 집에는 유사시에 대비하여 밖으로 도망치기 위한 비밀통로가 하나 정도는 있는 사실을 알고 있는 그가 아니었던가.걸림돌이었던 남경왕을 물리침으로써 더 이상 거칠게 없다고 생각해서인지 그는 남경왕의 침소에 들어와서도 어떤 것도 눈여겨보지 않았다.
심지어는 자신이 누워 있는 침상 아래 비밀통로가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일이 쉽게 풀릴 것 같소이다, 반 대주.]싱긋 미소를 머금은 제갈승후는 반시웅을 향해 전음을 보냈다.
그가 일을 수행할 결심을 하게 된 건 주하연이 구축한 진 때문이었다.
한눈에 보아도 진의 가장 중요한 매개체는 빙천수라마공임을 알 수가 있었다.
단순히 사물을 이용하여 구축한 진은 해진되기 전까지는 거의 변화가 보이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봉선각 주변을 감싼 운무는 때로는 희미하게 약해지다가도 때로는 농밀해지곤 했다.
그게 주하연 때문이란 사실은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그랬던 진이 초저녁 때부터 현저하게 약해지기 시작했다.
머잖아 끝날 것이라 생각하고 출동 준비를 서두르고 있던 참에 놀라운 사실을 목격하고 말았다.
곧 해진 될 듯 보이던 진이 갑자기 엄청난 기세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처음 주하연이 펼쳤던 때보다 더욱 강한 진세가 된 것이었다.
그때야 비로소 알아차렸다.
드디어 기다리던 자가 왔음을.귀광두가.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었다.
재빨리 혈사지옥인을 데리고 비밀통로를 통해 들어왔다.
[운은 우리 편에 있나 보군.]고개를 끄덕이며 반시웅은 스산하게 웃었다.
비밀통로 우에 하후야가 무방비 상태로 누워 있어 쉽사리 일을 끝낼 수 있게 되었다.
하후야에게는 불행이지만 자신들에게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동창무인들 중 한 놈만 살려주시오. 동료들에게 가서 이곳 사정을 알릴 놈이 있어야 하니까. 시작합시다.
]손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하며 제갈승후는 한 걸음 물러났다.
지금부터는 남경왕부에서 활약한 사람들은 머리를 자리고 가사장삼을 걸친 혈사지옥인들이다.
자신은 그저 어둠 속에 숨어 그들의 활약을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